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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의 역사, 레전드, 라이벌 그리고 위글리 필드

by Juli_AN 2025. 4. 8.

시카고컵스 월드시리즈 우승관련 이미지

시카고 컵스는 메이저리그 야구(MLB) 역사상 가장 오래된 팀 중 하나로, 단순한 야구 구단을 넘어 미국 스포츠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1876년 창단 이후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쌓아왔으며, 팬들과 함께 수많은 드라마를 써 내려간 이 구단은 라이벌 팀과의 명승부, 전설적인 선수들, 그리고 상징적인 홈구장 ‘위글리 필드’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역사, 레전드, 라이벌, 그리고 위글리 필드를 총망라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역사와 영광의 순간

시카고 컵스는 1876년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Chicago White Stockings)’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며,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정식 프로 팀 중 하나입니다. 이후 구단명은 시대와 함께 여러 차례 변경되었으며, 1903년부터 현재의 ‘시카고 컵스(Chicago Cubs)’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컵스는 미국 야구의 탄생과 발전의 흐름과 함께한 팀으로, 그 역사성은 리그 전체에서도 단연 독보적입니다. 1906년부터 1910년까지 컵스는 리그를 지배했습니다. 특히 1906년에는 무려 116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승률을 달성했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화이트삭스에게 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07년과 1908년에는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는 컵스가 2016년 우승하기 전까지 마지막 챔피언 등극이었습니다. 이후 컵스는 긴 침체기에 들어갑니다. 이 침체기는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야구 역사상 가장 긴 ‘우승 가뭄’이라는 불명예로 기록됩니다. 그리고 이 전설적인 부진에는 유명한 미신, 즉 ‘염소의 저주(Curse of the Billy Goat)’가 연관돼 있습니다. 1945년, 월드시리즈 도중 염소를 데리고 온 팬이 경기장 출입을 거부당한 후 “이 팀은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는 저주가 퍼졌고, 이후 컵스는 수차례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불구하고 결승 문턱에서 좌절을 거듭했습니다. 이 저주는 무려 71년간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2016년,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극적인 7차전 승리를 거두며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합니다. 이 우승은 미국 전역에 감동을 안겼으며, 시카고 시내에는 약 500만 명이 넘는 팬들이 거리로 나와 축하 행진을 벌였습니다. 이는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축하 행사 중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컵스의 역사는 단순히 승리와 패배의 기록이 아니라, 팬들과 함께 쌓아온 ‘희망’과 ‘기다림’의 서사로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긴 시간 동안 팀을 떠나지 않고 응원해 온 팬덤은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헌신적인 팬들로 손꼽히며, 컵스는 그들의 믿음에 값하는 드라마를 2016년에 써냈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레전드

컵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팀입니다. 그들의 활약은 단순한 성적 이상으로 컵스 팬들에게 감동과 자부심을 주었고,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깊은 의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어니 뱅크스(Ernie Banks)는 컵스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로, ‘Mr. Cub’이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53년부터 1971년까지 컵스에서만 19 시즌을 뛰며 통산 512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인생과 커리어는 언제나 긍정적이고 유쾌한 태도로 회자되며, “Let’s play two!”라는 그의 명언은 지금도 컵스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듭니다. 1977년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였으며, 등번호 14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되어 위글리 필드 외벽에 걸려 있습니다. 론 산토(Ron Santo)는 1960년대 컵스를 대표했던 3루수로, 강력한 타격과 수비 능력은 물론, 당뇨병을 앓으면서도 묵묵히 경기에 임한 ‘투혼의 상징’으로 사랑받았습니다. 그는 은퇴 후에도 라디오 해설자로 활약하며 팬들과 소통을 이어갔고, 그의 죽음 이후인 2012년에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습니다. 리 산드버그(Ryne Sandberg)는 1980~90년대의 컵스를 대표하는 스타로, 1984년 내셔널리그 MVP, 골드글러브 9회 수상 등 최고의 2루수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컵스의 ‘리더십’과 ‘헌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이후 컵스 감독으로도 활동하며 팀과의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현대 컵스의 상징은 단연 2016년 우승의 주역인 앤서니 리조(Anthony Rizzo)와 크리스 브라이언트(Kris Bryant)입니다. 리조는 캔서 서바이버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브라이언트는 2015년 신인왕과 2016년 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컵스의 우승을 이끈 중심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빌리 윌리엄스, 해클 윌슨, 케리 우드, 마크 프라이어, 더스티 베이커 감독까지. 컵스는 단순히 좋은 선수를 넘어, 시대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인물들을 통해 야구의 깊이를 더해왔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라이벌

야구에서 라이벌 관계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문화와 정체성, 도시 간의 자존심 싸움까지 포함하는 상징적 요소입니다. 시카고 컵스 역시 여러 강력한 라이벌 팀들과의 관계를 통해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해 왔으며, 메이저리그 내에서 가장 극적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팀 중 하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라이벌은 단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입니다. 컵스와 카디널스는 모두 내셔널리그 중부지구(NL Central)에 소속되어 있으며, 같은 지리적 권역인 미국 중서부에 위치해 지역 간 긴장감도 팽팽합니다. 이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중요한 경기에서 맞붙었습니다. 카디널스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챔피언십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컵스는 도시성과 팬덤에서 더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어 경기 외적인 대립도 심화되어 왔습니다. 이들의 맞대결은 ‘버스 투 버스 시리즈’라고 불리며, 미 전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끕니다.

또한, 컵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Chicago White Sox)의 지역 라이벌 관계는 MLB 내에서도 독특한 ‘도시 내 더비’로 꼽힙니다. 컵스는 내셔널리그,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이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매년 진행되는 인터리그에서 벌어지는 크로스타운 클래식(Crosstown Classic)은 시카고 시민들에게는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북부 시카고를 대표하는 컵스 팬과 남부 시카고의 화이트삭스 팬들 간의 자존심 싸움은 지역 문화로도 깊이 자리잡아, 경기장을 넘어 도시 전역을 뜨겁게 달굽니다. 최근에는 밀워키 브루어스(Milwaukee Brewers)와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브루어스는 같은 지구에 속해 있으며, 최근 몇 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두 팀이 자주 맞붙으면서 자연스럽게 라이벌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브루어스의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는 종종 컵스 팬들이 대거 몰려 원정 경기에서도 홈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곤 하는데, 이는 브루어스 팬들에게 불쾌감을 주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이처럼 시카고 컵스의 라이벌 구도는 단순한 팀 간 승패를 넘어, 도시 간 문화, 팬층 간 역사, 지역 자존심까지 얽혀 있는 복합적인 현상이며, 이러한 긴장감은 MLB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야구의 성지 위글리 필드(Wrigley Field) 

위글리 필드(Wrigley Field)는 1914년에 문을 열어,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야구장입니다. ‘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이 경기장은 시카고 컵스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이자, 미국 스포츠 문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 구장의 매력은 단순한 시설을 넘어, ‘경험’ 그 자체에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담장을 따라 자라는 덩굴(아이비)입니다. 여름이면 짙은 녹색으로 물든 이 담장은 마치 야외 정원 속에서 경기를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도 여전히 수동으로 점수를 표시하는 전통적인 수동 점수판(hand-operated scoreboard)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팬들에게 특별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위글리 필드는 도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구장 외부에는 수많은 펍, 레스토랑, 팀샵들이 늘어서 있어 경기 전후에도 팬들이 즐길 거리가 풍성합니다. 특히 위글리빌 루프탑(Wrigleyville Rooftop)은 경기장 바깥의 건물 옥상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루프탑 문화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팬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위글리 필드에서는 컵스가 홈에서 승리할 경우 “Go Cubs Go” 노래가 울려 퍼지며 팬들이 함께 승리를 자축합니다. 이 전통은 위글리 필드에서의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2000년대 이후 리노베이션을 통해 현대적 시설을 더하면서도, 고유의 역사와 감성은 철저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위글리 필드는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컵스의 역사와 팬들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시카고 컵스는 단지 오래된 팀이 아닙니다.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감동, 수많은 명승부와 드라마,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 그리고 전설적인 선수들과의 기억까지. 컵스는 야구 그 자체이며, 미국 스포츠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이 팀의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우리는 단순히 야구를 넘어 사람,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컵스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위글리 필드와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있을 것입니다.